매년 김장은 엄마가 평일에 이모들과 같이 하거나 했는데, 이번에는 혼자 한다고해서 돕게 되었다. 약일이년 전부터 척추 전방전위증과 협착증으로 엄마 허리가 좋지 않아 말려봤지만, 이런것도 안하면 어떻게 사느냐고하니 김장할 때 최대한 일하지않도록 하는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국 대부분 엄마손이 닿았다.) 장보기는 엄마가 언니와 차로 미리 해두었다. 언니가 장 본 배추와 무 등 대부분을 날라주어 허리쓸 일이 없었다고 나를 안심시킨다.
엄마는 금요일에는 재료준비를, 토요일 새벽부터 분주히 전날 소금에 저려둔 배추를 간보고 물에 담갔다 건져두었다.

엄마가 미리 마늘 껍질은 미리 까두어서 나는 생강 껍질을 벗겼다. 햇 생강을 싸게 팔아 생강차도 끓여먹을 심산으로 넉넉히 샀다고. 마늘 껍질 깔 때도 그렇지만 생강도 은근히 손끝이 아리다. 그래도 다행히 난 생강 향이 좋다.
거실에 때 지난 신문지들을 넓게 펼치고, 도마 칼 다라이 등 필요한 것들을 가져오고, 머리카락이 떨어질 것을 염려해 머릿수건도 하고 김장 준비를 한다.

잠옷바람에 김장하는걸 뭘 찍느냐고해서 겨우 한장 건진 사진 😉 ”엄마, 추억으로 남기자.“ 배경은 유튜브 TV화면이다.
엄마는 요리를 잘 하면서도 유튜브로 유명한 요리전문가의 김치 레시피를 찾아본다. 그럼 나는 “엄마, 엄마가 만든 김치가 제일 맛있어요. 평소 만들던대로 만들어요. ” 하니 웃으며 “언니도 그리 말한다.”

김치 속이 넣을 미리 씻어서 건져둔 무도 채썬다. 나는 칼질에 익숙하지 않아 처음엔 채칼질도 해봤는데, 누르는 힘이 부족해 그런지 두께가 얇게 썰려 맞지않아 그냥 도마에 칼질을 하게 되었다. 처음엔 두껍게 썰리다 익숙해지니 엄마가 원하는 두께로 빠르게(내 기준) 자를 수 있게 되었다.


김치 속 재료준비가 얼추 되면 채썬 무 부터 붉은 색이 배도록 고추가루를 넣고 버무린다. 풀이 얼른 죽는 갓과 쪽파등은 나중에 넣는다.

김장은 사진처럼 엉망이 되는게 맛이다. 그래야 버무려지고 어우러진다. 버무린 속을 절인 배추에 싸서 간을보니 좀 짜다싶어서 양파와 배한개를 채썰어 넣고, 매실액과 설탕 약간을 넣어 단 맛을 더하기로 했다. 우리집 식구들은 단맛이 나는 김치를 싫어해서 단 맛을 너무 아꼈나 싶었다. 이렇게 하고나니 간이 딱 좋아졌다.

새로 버무린 속을 절인배추에 넣고 무를 깐 통에 하나씩 눌러 넣는다. 큼직하게 썰어 통에 깐 무는 익으면 아삭 시원하고 정말 맛있다.

알타리무김치도 담았다. 김장하느라 사진은 찍지 못했다. 김치통마다 양념무친 배추잎을 펼쳐 되도록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하고 랩도 씌웠다. 김치냉장고에 넣되 알타리김치는 무가 크고 매워서 빨리 익도롣 실온에 하루정도 놓아두었다가 넣는다.

김장이 힘들다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즐거움도 있다고 생각한다. 끝나고 고생한 식구들과 함께하는 이맘때 제철 생굴을 넣은 막김치와 수육 그리고 막걸리 한잔. ‘김장파티’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엄마에게 편하게 절인배추를 사서하자해도, 맛이 없다 직접해야 맛있다 해왔다. 이번에는 엄마도 힘에 부쳤는지 내년부터는 절인배추 사서하자하니, “강원도 고랭지 배추로 20kg 한박스만 사자” 라고한다. 응응 알겠어요.
이번에 배추 9포기를 했는데, 절인배추 20kg이면 6~8포기 정도라고 들었다. 고랭지절인배추 맛집을 알아놓아야겠다.
올 해 김치도 맛있게 담가졌다. 조미료 대신 김치에 넣는 양념 육수까지도 각종 재료를 넣고 정성들여 오래오래 끓여 식혀 넣었으니, 맛이 없으면 이상할지도. 엄마는 말했다. “음식할 때,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하고 정성들이면 맛있어진다.“ 라고.
“엄마 나 김치공장 해도 되겠어~? ”
“아니 아직, 무 채썰기 더 잘하면~”
엄마, 고마워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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